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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

항해와 게임 개발 - 회사에 가면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못 만드나?

흔히들 회사에 가면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못 만든다


내 게임을 만들려면 회사를 차리거나 높은분이 되어야 한다


.... 는 이야기를 종종 하거나 듣습니다.


반은 맞지만 반은 틀린 이야기 입니다.


특히! 디자이너(기획자)의 경우 저런 이야기를 하면 안됩니다.


물론 신입일때는 어쩔 수 없지만 어느 정도 경력, 3년 정도? 이상이라면 


농담으로는 몰라도 진지하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곤란하다고 생각 합니다.






개인적으로 게임 개발을 항해로 비유를 합니다.


대충 아래처럼 구분을 합니다.



 항해

게임 개발 

  

선주

사장

 물주 주인

 최고 의사 결정권자.

 이 사람이 까라면 까야 함. 

 원래 돈 주는 사람에겐 개기는거 아님 

선장

PD

 목표를 정하는 사람

 실무 단계에서 최고 의사 결정 권자. 

 항해를 시작 하면 이 사람이 짱임

 선주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할 지 정하는 사람

항해사

팀장

 가는 길을 정하는 사람

 선장이 정한 목적지를 어떻게 갈 지 고민 하는 사람 

갑판장

파트장

 중간 관리 직

 항해사의 지시에 따라 선원을 관리

선원

팀원

 실제 항해의 원동력

 갑판장의 지시에 따라 자신에게 부여된 업무를 수행



보시면 아시겠지만 선주가 짱입니다!


이건 절대 변할 수 없습니다. 


이 배로 노략질을 할지 무역을 할지 유람선으로 쓸지...


아니면 그냥 배를 팔아 먹거나 폐기처분 하거나 선주 마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주에게 이 배가 정말 쓸모 있다는걸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프로토 타입부터 해서 계속 만드는 빌드 버전입니다.





여하튼 배의 용도가 결정나면 이를 위해 어떤 항해를 할 지 정하는건 선장의 역할 입니다.


거대한 목표를 정하는 거죠.


어디를 가자! 무엇을 하자! 


즉, 어떤 장르의, 어떤 게임을 만들지 결정 하는거죠.


명확한 목표를 정해야 하죠.





선장이 정한 목표에 맞춰 적절한 경로를 잡는게 항해사의 역할 입니다.


그곳에 가기 위해, 그것을 하기 위해 어떻게, 어디를 지나서 가야 하는지 분석, 파악을 하고


이를 다시 선장과 논의 하여야 하죠.






여기 까지가 어떻게 보면 결정권자, 관리자의 역할입니다.


일반 팀원들이 개입할 여지가 없어 보이긴 하죠.


실제 회사에서 무엇인가 결정 할때는 팀장급 회의를 통해 결정 나는 경우도 많구요.





하지만 노련한 선원은 항해를 할 때 겪게되는 온갖 상황에 따른 비상 대응책을 잘 알기도 하고


항해를 할 때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경우도 많죠


그렇기에 선장, 항해사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실제 결정권은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많은 조언, 충고, 유도 를 할 수 있죠.





물론 흔히 말하는 신탁이 내려오면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따라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탁은 정말 해석하기 애매한 경우도 많죠.

(그리고 대부분 자기의 쥐뿔도 아닌 "아이디어"를 멋진 "기획"이라고 착각 하는 빌어먹을 신들이 많죠)


디자이너가 할 일은, 무엇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을 때 무조건 거기에 따르는게 아닙니다.


그럴거면 디자이너를 왜 뽑나요. 그냥 타자 속도 빠른 속기사를 뽑지.


무엇을 하라고 지시가 내려지면 그것이 실제 적용 가능 한지, 어떠한 영향을 줄 지 분석 후


현재 개발중인 게임에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적용 시킬 수 있을 지 파악을 해야 합니다.





물론 어느정도 경력이 쌓이고 노하우가 생겨야 가능 한 일입니다.


그리고 팀장, 파트장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1. 해봐


2. 정리해서 가져와바. 사장님께 리뷰 해볼게


3. 아몰라. 그냥 시키는대로 해




1 번의 경우도 좀 자세히 나누어 보면


1 - 1. 내가 책임 질테니 한 번 해봐


1 - 2. 고건 무리고 여기서 여기까지는 해보자



1 - 1 의 경우는 든든해 보이지만 위험 부담도 크게 됩니다. 


팀장의 권한이 매우 크거나, 매우 신뢰를 받거나, 약을 잘 팔거나, 아니면 제안한 그것이 매우 완벽할 경우,


그게 아니면 나중에 팀장이 징계를 먹거나 최악의 경우 책임 회피를 할 수도 있습니다.




1 - 2 같은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디자이너의 역략이 발휘될 때 입니다.


신의 분노를 사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생각 하는바를 적절히 섞어서 잘 녹여낼 수 있는


아슬 아슬한 줄타기를 하게되죠





2의 경우도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1의 경우보다 더 좋기도 하죠.


2에서 안될 때 1의 방식으로 돌아 가기도 하죠.


2의 경우 잘만 되면 오히려 신의 인정과 가호를 받게 되기도 합니다.




3번의 경우.... 도망쳐요. 꿈도 희망도 없는 곳입니다. ㅋ






여하튼 결론은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이 되면 


회사에 가서도, 높은 자리에 오르지 않아도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어느 정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신규 팀을 짜게 되면 어떤 게임을 만들지 의견을 낼 수도 있고 그것이 정해 졌을 때 


열심히 작업을 진행 하면 되는거고


신탁이 떨어지면? 자신이 만들고 싶은 무엇인가를 조금씩 녹여 내거나 아니면 설득을 하거나 속이거나....








이래도 저래도 신입일때는 내가 하고 싶은 게임 못 만들잖아요? 라는 경우도 듣는데


신입일때는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할 시기 라고 생각 합니다.


개인적으로 3 ~ 5년 이상이 되면 디자이너로서의 기술은 거의 비슷해 진다고 생각 합니다. 


그 이상이 되었을 때 필요한건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이라거나 


언제라도 만들고 싶은 게임을 명확하게 설명 할 정도의 구체적인 제안을 품고 있다거나


다른 사람과의 원할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 생각 합니다.




이런건 어느정도 경력이 쌓여야 생길 수 있기에 처음부터 가지고 가려 하지 말고


처음에는 기술을 배우고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업무를 진행 하는게 좋은거 같습니다.


이 시기에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사수가 없거나,  사수가 개판이라거나....)


무엇인가 되긴 되는데 이게 맞는지, 저 좋은 방법이 있는데 빙 돌아 가는 삽질을 하는건지


알 수도 없고..... 불안감이 가슴에 남게 되더라구요.


그러니 기초를 튼튼히, 근본없는 지식을 쌓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